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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들수록 시간이 빨라지는 이유

by 순이하우스 2025. 4. 25.

왜 나이가 들수록 시간이 빨라질까?

어릴 적 하루는 마치 영원처럼 길게 느껴졌던 반면, 성인이 되고 나이가 들수록 하루가 순식간에 지나가버리는 듯한 기분을 느끼곤 합니다. 아침에 눈을 떴다가 정신을 차려보면 어느새 밤이고, 일주일은 말할 것도 없이 휙 지나가버리는 것처럼 느껴지죠. 일상이 바빠서일까요? 사실 이 현상은 기분이나 착각이 아니라, 과학적으로도 설명할 수 있는 인지적이고 생리적인 변화 때문입니다. 이것은 다양한 심리학적, 생물학적 이론과 법칙을 통해 설명되고 있으며, 우리가 인식하는 '시간'의 흐름은 절대적인 것이 아닌 상대적인 경험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이론 중 하나는 바로 ‘폴 자네(Paul Janet)의 비례이론’입니다. 이 이론은 우리가 느끼는 시간의 길이가 살아온 전체 시간에 비례한다는 것을 설명합니다. 한 살 어린이에게 1년은 인생의 100%지만, 10살에게는 10%, 50살에게는 단 2%의 시간이 됩니다. 이처럼 인생이 길어질수록, 1년이라는 시간의 상대적인 크기는 줄어들며, 체감적으로 ‘훨씬 더 짧게’ 느껴지게 되는 것이죠.

 

hourglass

1. 시간이 빨리 흐르게 느껴지는 이유

❶ 새로운 경험이 줄어든다

어릴 때는 모든 것이 새롭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놀이를 배우고, 처음 가보는 장소에서 다양한 자극을 받습니다. 이 새로운 자극과 경험들은 뇌에 강하게 각인되어 기억의 밀도를 높이고, 그로 인해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반면, 성인이 되면서 일상이 반복되고, 익숙한 루틴이 늘어나면서 뇌는 새로운 정보를 저장하는 일을 줄이게 됩니다. 결국 기억은 단순화되고, 하루하루는 비슷하게 느껴져 시간도 더 빠르게 지나간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죠.

뇌의 작동 방식도 여기에 영향을 미칩니다. 신기한 것을 경험할 때 우리는 그 순간에 더 깊게 집중하게 되고, 그만큼 기억에 오래 남게 됩니다. 반대로 반복되는 일상에서는 그런 깊은 집중과 기억 형성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기억의 공백'이 생기며 시간은 금세 지나가버리는 듯이 느껴집니다.

❷ 기억의 밀도가 줄어든다

시간의 흐름을 우리가 실제로 어떻게 인식하느냐는 ‘기억의 양과 질’에 달려 있습니다. 즉, 하루에 얼마나 많은 일을 기억하느냐, 혹은 얼마나 인상적인 사건이 있었느냐에 따라 그 하루는 길게 느껴지기도 하고 짧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에는 뇌가 활발히 정보를 저장하고 해석하며, 똑같은 하루라도 더 많은 정보가 기억에 저장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이러한 기능은 점차 둔화되고, 특별한 자극이 없는 일상에서는 기억에 남는 사건도 줄어듭니다.

이처럼 기억이 희미해지고, 뇌의 정보 처리 속도와 방식도 변하면서 우리는 하루를 돌아봤을 때 ‘무언가 한 게 없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되고, 이로 인해 시간이 훨씬 빨리 흐르는 듯한 착각이 발생합니다. 뇌 과학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인지 시간 압축’이라 부르며, 기억에 남는 사건이 적을수록 시간은 더 압축되어 짧게 느껴진다고 설명합니다.

❸ 생리적 요인과 뇌의 처리 속도

생리적인 요인도 시간을 체감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칩니다. 어린이는 대사율이 높고, 심박수와 뇌파 활동도 활발하여 자극에 대한 반응이 빠릅니다. 이는 더 많은 정보를 단시간에 받아들이게 하고, 그만큼 기억에 남는 정보의 양도 많아집니다. 반면, 성인이 되면 대사 활동이 줄어들고 뇌의 정보 처리 속도도 느려집니다. 뇌가 느리게 정보를 처리하면 순간순간의 체감 시간은 짧아지고, 하루는 금세 지나가버리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입니다.

신경과학에서는 뇌의 뉴런 발화 속도가 나이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하며, 발화 속도가 느려질수록 외부 자극에 대한 처리량이 줄어듭니다. 이로 인해 우리가 감지하고 기억할 수 있는 사건들의 양이 줄어들며, 그 결과 시간은 더 짧고 빠르게 지나가는 것으로 체감되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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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시간을 천천히 흐르게 만드는 방법

❶ 새로운 경험을 적극적으로 늘리자

시간을 천천히 느끼고 싶다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새로움’입니다. 익숙한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취미를 시작하고, 여행을 떠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보는 등의 경험을 통해 우리의 뇌는 다시 활발히 작동하게 됩니다. 새로운 장소를 가보거나 처음 해보는 활동을 할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감각을 집중시키고, 그로 인해 시간이 느리게 흘러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신선한 자극은 기억의 밀도를 높이고, 하루하루를 더욱 풍부하게 채워줍니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다양한 자극을 경험하는 사람일수록 시간이 길게 느껴지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뇌의 전두엽 활동 증가와도 관련이 있습니다. 익숙한 것을 반복하는 것보다 낯선 것을 배우고 경험하는 것은 뇌를 젊게 유지시켜 줄 뿐만 아니라 체감 시간도 늘리는 효과를 줍니다.

❷ 현재에 집중하는 습관 만들기

과거에 매달리거나 미래를 걱정하는 대신,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 훈련이 시간을 길게 느끼게 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명상, 깊은 호흡, 일기 쓰기, 산책하면서 자연의 소리를 느끼는 등의 활동은 우리를 현재로 끌어오고, 체감 시간을 확장시켜 줍니다. 집중력 있는 순간일수록 뇌는 그 순간을 더 생생하게 기록하고, 우리는 그만큼 시간의 흐름을 천천히 느낄 수 있게 됩니다.

이러한 훈련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뇌의 전두엽 기능을 활성화하여 기억력과 인지 기능을 향상시키는 효과도 있습니다. 감각을 예민하게 깨우고 지금 이 순간에 몰입하는 능력은, 우리의 일상을 더욱 생생하고 풍부하게 만들어줍니다.

❸ 일상에 작은 변화 주기

작은 변화도 시간이 느리게 느껴지도록 도와줄 수 있습니다. 같은 출근길이라도 다른 길로 돌아가거나, 평소에 먹지 않던 음식을 시도해 보는 것, 혹은 하루의 루틴을 조금씩 바꿔보는 것만으로도 뇌는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면서 활성화됩니다. 이처럼 ‘낯설게 하기’는 뇌의 가소성을 높이는 동시에 하루를 더욱 길게 느끼도록 도와주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기억에 남는 하루는 언제나 특별한 변화가 있었던 날입니다. 아주 작고 사소한 변화라도 그 자체가 하나의 이벤트가 되어 기억에 남게 되며, 그날 하루가 다른 날보다 더 길게, 더 인상적으로 남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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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중요한 건 우리가 시간을 어떻게 '살아내느냐'

시간이 빨라지는 건 나이가 들수록 피할 수 없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 속도를 완전히 멈출 순 없어도 우리가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체감 속도는 분명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새로운 자극을 찾고, 일상에 변화를 주고, 순간순간에 집중하며 살아간다면 1년은 숫자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오늘 하루도 평범하게 흘려보내기보다, 조금 더 의식적으로 순간을 즐기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여 하루하루를 차곡차곡 채워가다 보면, 우리는 더 깊고 진한 시간을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어릴수록 시간이 느리게 느껴지는 이유는 모든 것이 새롭고 자극적인 경험이 많기 때문이며, 이러한 자극들은 뇌에 강하게 각인되어 기억의 밀도를 높여 시간의 흐름을 길게 느끼게 합니다. 나이가 들면 뇌의 정보 처리 속도와 뉴런 반응 속도가 점점 느려지고,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도 감소하면서 기억할 요소가 줄어들어 시간이 더 빠르게 흐르는 것처럼 체감됩니다. 이를 방지하고 시간을 천천히 느끼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험을 꾸준히 시도하고, 일상에 변화를 주며, 명상이나 마인드풀니스 같은 현재에 집중하는 활동을 통해 뇌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특히 반복되는 루틴 한 일상은 자극이 적어 뇌에 기억으로 남을 만한 인상 깊은 순간이 줄어들게 되어, 시간이 금방 지나가버리는 듯한 착각을 유발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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